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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An introduction to Systems Biology

by 서양의 지혜 2020. 3. 29.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 있는 Uri Alon 박사가 쓴 "An introduction to Systems Biology"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수학이 나오기는 하나 고등학교 수학실력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고 각 chapter마다 연습문제가 있는데 그걸 풀어보면 정말 실력이 늘게 되어 있는 책입니다. 이 책 내용을 따로 노트에 정리하고 연습문제를 풀어가며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 역시 "정말로" 훌륭한 책입니다. 복잡한 생명현상을 그냥 이해하던 시대는 끝나가고 수학이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지 확실히 보여주는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꼭 한 권씩 사서 읽어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이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싫든 좋든 의과학이건 생물학이건 Systems Biology를 해야만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Systems biology는 대단히 강력한 도구이고 과거의 분자생물학이 분류학에 불과하던 생물학을 현대 과학으로 업그레이드했던 것처럼 이 systems biology는 현재의 생물학과 의과학을 다음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Systems Biology는 기회이자 동시에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Systems biology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다른 두 분야를 다 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전통적인 molecular biology와 computational biology 또는 Bioinformatics 이 두 분야를 모두 잘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분야가 매우 다르다는 점입니다. 물론 특출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이 두 분야를 다 잘 할 수 있겠으나 설령 그런 사람이라 할 지라도 이 두 분야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각각 막대한 시간을 투자해야 됩니다. 물론 사람은 다양한 일을 잘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나 그 잠재력이 실제로 구현되어 프로페셔널의 수준이 되려면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간단한 방법은 molecular biology를 잘 하는 사람과 Bioinformatics를 잘 하는 사람이 만나 co-work을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이 방법외에 달리 마땅한 대안도 없지만 예상외로 잘 작동하지 않으며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의 연구가 왜 그렇게 효과가 없는 지 그 이유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컨트롤 타워가 없다. 이런 systems biology 연구를 진행하다보면 협동연구가 비행기 동체조립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에어버스가 여객기를 생산할 때 하듯, 엔진은 영국에서, 몸통은 프랑스에서 날개는 독일에서 만들어  딱 붙이면 비행기가 완성되는 그런 스타일로는 절대 연구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즉 molecular biology하는 팀과 bioinformatics하는 팀이 각자 데이타를 생산해서 딱 붙였으니 좋은 논문이 되더라..... 실제는 전혀 이렇지 않고 두 팀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합니다. Molecular biology하는 팀은 한정된 연구비와 비싼 시약, 몇 안 되는 연구인력 문제로 시달리고 있으며 이 문제를 이 방향으로 빨리 끝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BI lab은 그 실험실 고유의 또 다른 우선순위 프로젝트가 있으며 여러가지 내부사정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합니다.  그럼 속내가 다른 이 두 실험실은 계속 삐그덕대게 됩니다. 이건 마치 전쟁터에서 군대에 사령관이 2명 있는 것과 비슷하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있어 이 두 실험실을 진두 지휘하지 않으면 헤매다 그냥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2. 정작 중요한 문제해결의 돌파구는 절대 Bioinformatic analysis가 아니라 생물학적 통찰에서 나온다. 이런 연구에선 DNA-seq, RNA-seq, ChIP-seq, Single cell SEQ등으로 엄청나게 많은 데이타가 쌓이고 어떻게 해야 될지 허둥대게 되는데 허둥대는 건 Bioinformatics 전공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방향을 못 잡고 헤매거나 BI 분석에서 꽉 막혔을 때 해결책은 무슨 요상한 BI 분석 패키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통찰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생물학적 통찰은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실험을 해온 사람만 알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bioinformatic analysis 담당자들이 이런 다년간의 실험경험에서 우러나는 생물학적 통찰을 얻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보면 서로 말도 잘 안 통합니다.
  3. 컴맹이면 Bioinformatic data의 가치를 알 수가 없다.   각종 SEQ 데이터의 분석을 BI팀에게 맡기면 한 몇 주 있다가 무슨 엑셀파일로 뭐가 하나 날라옵니다. 무슨 숫자로 가득 찬 엑셀 파일이나 무슨 얘기인지 모를 PDF파일을 받고 나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  결국 Molecular biology하는 팀이 완전히 컴맹이고 그 분석이 어떻게 되었고 어떤 pitfall이 존재하는 지 모른다면 숫자가 가득한 엑셀 파일을 받고는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게 됩니다,  

현재는 가지고 있는 데이타의 양은 연구자들이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오래전에 넘어섰고 분석 못 하고 쌓여 있는 데이타와 부족한 분석역량 사이의 데이타 갭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모든 biology 가 systems biology화되어 가는 현재의 상황에서 대단히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