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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암미세환경과 CAF는 과연 얼마나 중요한가? [1] 세균과 암세포 비교

by 서양의 지혜 2021. 11. 15.

종양은 암세포의 증식에 의해 생깁니다. 그래서 과거엔 암세포를 잘 연구해서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인자를 찾아 이를 억제하면 암을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이런 전략은 항생제로 세균을 죽여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것과 같으며 이런 전략은 다양한 항생제의 개발을 통해 많은 경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항생제가 없던 시절 폐렴은 지금의 폐암 만큼이나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그 무서웠던 감염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항암치료에도 이런 성공방정식을 도입하여 항생제처럼 강력한 항암제를 개발하면 암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1971년 미국의 닉슨대통령이 10년 안에 암정복을 하겠다고 선언할 때만 해도 이런 식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달에 보낸 아폴로 계획을 능가하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도 닉슨대통령의 암정복 선언 10년째인 1981년은 물론 자그마치 50년이 지난 지금도 암정복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합니다.

 

 

그간의 암연구를 통해 암은 상상이상으로 복잡한 질병이고 또 세균감염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수 많은 in vitro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세균은 물과 설탕만 있어도 맹렬한 속도로 증식하지만 암세포는 일정한 pH, 온도, 이온농도가 유지되는 정교한 배양액에서만 자라며 이것 외에도 다양한 growth factor들과 기타 아직도 모르는 여러 가지를 더 첨가해야만 자랍니다. 따지고 보면 세균은 세포증식에 있어 100% full autonomy를 가지고 있지만 암세포는 비록 정상세포보다는 좀 더 높은 수준이지만 세균에게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의 낮은 autonomy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어찌 보면 매우 연약한 암세포이지만 세균보다 훨씬 더 우월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지능입니다. 암세포는 세균보다 훨씬 더 크며 훨씬 더 복잡한 연산을 할 수 있고 주변세포와 communication하면서 주변 세포를 자기편으로 편입하여  community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세균은 꿈도 꿀 수 없는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암세포 자체는 연약할지 몰라도 암세포는 주변세포에게 지령을 내려 필요한 growth factor등을 생산하게 함으로서 암세포와 주변 세포로 구성된 community100%에 가까운 autonomy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cancer community는 시간이 지나면서 일종의 독자적인 집단지성을 이루게 되고 내재적인 진화를 통해 더욱더 공고하고 강력한 community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런 무서운 집단은 말기암환자에서 흔히 관찰되고 결국 환자를 죽음으로 이끌게 됩니다.

 

사실 항생제의 성공 이면에는 몸의 면역체계가 있다. 항생제가 다수의 세균을 죽이는 것은 맞지만 기껏해야 80-90%의 세균을 죽일 뿐이며 100%를 죽일 수 있는 항생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항생제의 역할은 세균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 몸의 면역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세균의 규모를 줄여주는 것이고 그 나머지는 몸의 면역계가 처리합니다. 반면 항암제의 경우 설령 80-90%의 암세포를 죽였다해도 cancer community가 건재하면 암세포 주변 세포들이 암세포를 강력히 support하여 cancer cell의 규모는 금방 원래 수준을 회복합니다. 이 cancer community는 단순히 암세포를 돕는 걸 넘어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무력화하며 심지어 암세포가 더 공격적인 세포가 되게끔 유도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 cancer community를 붕괴시켜야만 암정복이 가능합니다.